전기차 1위 뺏긴 중국 비야디, 모노레일로 '돌파구'

입력 2017-12-07 19:54   수정 2017-12-08 05:02

62억5000만위안 투자펀드 조성
내년 중국 20개 도시에 설치 계약
필리핀 등 해외시장 진출도 추진



[ 베이징=강동균 기자 ] 중국 최대 전기자동차 제조업체인 비야디(BYD)가 모노레일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전기차 시장을 둘러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실적이 나빠지자 모노레일 사업으로 돌파구를 찾아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7일 경제전문 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비야디는 모노레일 사업 추진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62억5000만위안(약 1조300억원)의 사모투자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 자회사인 선전비야디투자운용과 웨스턴트러스트가 50억위안, 비야디투자와 비야디자동차가 12억5000만위안을 조성할 계획이다.

비야디는 지난 9월 중국 북서부 인촨시에서 총연장 6㎞의 첫 상업용 지상 모노레일인 ‘스카이레일’ 운행을 시작했다. 내년에 광둥성 선전과 산터우, 안후이성 방부, 쓰촨성 광안 등 중국 20개 도시와 모노레일을 설치하기로 계약을 맺었다.

해외시장 진출도 추진하고 있다. 비야디 관계자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과 미국 뉴욕 등 세계 100여 개 도시에서 모노레일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첫 수출은 필리핀 파나이섬의 일로일로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노레일은 지하철보다 건설 비용이 저렴하고 버스보다 덜 혼잡해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게 비야디의 판단이다. 모노레일 1㎞ 설치 시 필요한 비용이 2억위안인 데 비해 지하철은 6억위안이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사 기간도 지하철의 3분의 1에 불과하다는 게 비야디의 설명이다.

비야디가 모노레일로 눈을 돌린 것은 전기차 사업 부진을 만회하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1995년 배터리 제조업체로 출발한 비야디는 2009년 전기차 시장에 본격 뛰어들었다. 중국에서 친환경 바람이 불고 정부의 각종 지원이 더해지면서 비야디도 급성장했다. 2015년 전기차 6만3000대를 판매해 미국 테슬라(5만557대)를 제치고 세계시장 점유율 1위에 올라섰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비야디의 하이브리드 및 전기차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20% 줄었다. 다른 자동차 기업이 앞다퉈 신에너지 자동차 시장에 뛰어들면서 경쟁이 치열해진 탓이다. 이로 인해 베이징자동차(BAIC)에 신에너지차 매출 1위 자리를 내줬다. 배터리 시장에서도 CATL에 점유율 1위를 빼앗겼다. 블룸버그통신은 비야디의 올해 영업이익이 작년보다 20%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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